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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발 창업, 그 단상에 대하여

연세대 경영대학장님께서 대학이 창업의 중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시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의 느낌을 갖는다.
http://biz.chosun.com/…/html…/2016/06/08/2016060800566.html…

우선 대단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지난 2003년 ‘창업대학원’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참여했었다.
우선은 ‘선도 모델(flagship model)’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었다.
그때는 주요 대학들이 창업에 대해 모두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배척을 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격세지감’ 이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대’와 ‘KAIST’에 창업대학원이 설립된다고 한다면 나머지 대학으로 확산되는 것은 매우 빠를 것이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첫 창업대학원은 이런 연구진의 의견과는 달리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맞물려 결국 모두 지역기반 배치 형태로 결론이 났다.

그때 만약 서울대와 KAIST에 창업대학원이 설립되었었다면,
그로 부터 10년 이상이 지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창업과 관련하여 이전 그리고 현재 이슈화가 되는 주요 담론과는 차원이 다른 담론을 다루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주요 대학들이 모두 창업에 대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

대학, 이제는 ‘취업’이 아닌 ‘창업’이라고 한다.
http://www.yonhapnews.co.kr/…/0200000000AKR2016061013800005…

안타깝지만,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이야기이다.
우선은 대학이 창업의 ‘메카’ 또는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을 기반으로 한 창업 활동의 주체가 어떤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지 부터 점검을 해 보아야 한다.

대학이 창업의 가장 주된 역할을 하는 미국을 기준으로 보면,
‘연구원 > 대학원생 > 교수 > 학부생’ 기준으로 창업의 주체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원’의 경우 주로 박사후 과정(포스트닥)을 밟는 사람들이 주된 흐름이다.
이들이 그동안 박사과정까지 연구활동을 한 결과물을 ‘시장을 기반으로 한 테스트’ 동기에서 창업을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공계 창업’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대학원생 창업’의 경우 ‘MBA 과정’과 ‘비 MBA 과정’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MBA 과정’의 경우, MIT, 스탠포드 등 그간 Entrepreneurship을 간판으로 해 왔던 학교들에 추가하여 최근 아이비(ivy) 학교의 MBA 과정에서도 대부분 간판 프로그램이 Entrepreneurship의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MBA 과정은 과거 풀타임 중심의 ‘중간관리자 양성’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기존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Executive MBA 프로그램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과거 MBA 과정이 컨설팅 회사나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한 ‘취업’ 목적에서 ‘창업’ 중심으로 그 흐름이 옮겨가게 된 것이다.
또한 공학, 자연과학 등 ‘비 MBA 영역’의 석/박사 과정 재학 중인 대학원생들도 자신의 연구 또는 실험결과물을 ‘시장을 기반으로 테스트’하기 위해 창업을 한다.
과거 야후, 현재의 구글과 테슬라, 이런 회사들의 창업자 모두 대학원 박사과정 시절 창업을 하였다.

미래시대의인재

다음은 교수 창업이다.
탁월한 연구 업적을 가진 교수들이 창업을 한다.
마찬가지다.
‘연구결과물의 시장 적용 및 확산’이 창업의 주된 목적이 되는 것이다.

학부생들은 실제 창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을 경험’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대학 재학 중 창업을 위해 대학을 포기한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매우 매우 예외적 사례이다. 아마존, 자포스…유수 기업들의 창업자들 학력을 보면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가 상당하다. 물론, 오라클과 같은 대표적으로 기술집약적 기업의 경우도 대학 중퇴자에 의해 설립된 경우도 많다. 리차드 브랜슨 같은 경우는 대학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세계적 기업가이다.

미국의 대학은 등록금 의존율이 매우 낮은 편이다.
한국의 주요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의존율이 7~80% 수준이라고 본다면,
미국의 경우 우수 대학일 수록 그 의존율 정도가 매우 낮다.
20% 미만 대학들이 수두룩 하다.
미국 대학의 재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기부금’이다.
이 ‘기부금’ 누가 낼 것인가?
가장 확실한 경로는 바로 ‘동문 기업가’이다.
대학이 ‘기업가’와 ‘기업가적 리더’를 키우는 일을 ‘전략적 책무’로 삼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흐름이다. 당연히 제반 ‘창업 친화적 서비스 인프라’가 마련될 수 밖에 없다.

한국 대학들이 창업의 중추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이 있다.

1. 하지 말아야 할 것

1) 학부생 중심의 창업 촉진
오직 수능과 입시에만 점철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우리의 학부생들이, ‘시장과 경제’, ‘전략과 경쟁’, ‘사람과 인간관계’, ‘법률과 제도’, ‘글로벌 환경과 시장’, ‘고객과 상품’…
하나의 비즈니스가 독자생존이 가능한 단계까지 올라서는데 필요한 경험, 지식, 정보, 네트워크 등 다양한 필요충분조건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겠는가!
그리고, 이것을 강의실에서 몇시간 교육한다고 얼마나 실제적으로 소화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창업교육에서 정말이지 중요한 ‘윤리교육’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리고 혹시 ‘연대보증제도’가 여전히 살아 있고, 또 이 ‘연대보증제도’의 ‘독소조항’을 알고 있는가?

만약 창업의 위험과 실패에 따른 후폭풍을 실제적으로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면, 학부생들에게 창업을 권하고 또 촉진한다는 것은 ‘훈련도 없이, 무기도 주지 않은 채 전쟁터에 나가라’고 하는 것과 같다.
6.25때 ‘학도호국병’을 연상케 한다.
그간 정부에서 주도하는 청년창업 프로그램 우수 수료자들이 ‘잠수 탔다’라는 이야기들이 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들려 오는가!
무책임하다. 비윤리적이다!

여기서 강조자고자 하는 것은, 특히 한국과 같이 ‘연대보증제도’가 여전히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불공정행위에 대해 가해자 중심적 경쟁환경을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 아무런 사회 경험도 없는 학부생을 창업의 무대에 뛰어 들게 하는 것은 대학이 해야 할 역할이 아닌 것이다.

2) 정부지원 기반의 창업 촉진
길게 강조할 필요도 없다.
‘모두가 좀비가 되는 지름길’이다.

어렵더라도 대학 스스로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기 위한 진정어린 노력과 대안 모색을 강구해야 한다. 어렵지만 이것을 극복해 내는것 자체가 대학으로서는 한단계 더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것이 기업가적 방식(a way of entrepreneurship)인 것이다. 지원 주체가 기업가적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창업을 촉진하고 또 지원한단 말인가!

3) 창업관련 ‘이벤트 회사’가 되는 대학
요즘 대학은 창업과 관련하여 마치 ‘이벤트 회사’가 된 느낌이다.
정부지원을 통해 관련 된 내용을 전개해야 하다 보니,
소위 ‘실적’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눈으로 보이는 요식행위’로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이 ‘이벤트 예산’으로 창업 인프라와 창업교육의 혁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2. 해야 할 것

1) 교수/연구원 중심의 창업 촉진
‘대학 발 창업’의 핵심이다. 대학원생의 창업은 자연스럽게 따라 오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역량이 되는 교수진을 중심으로 해당 연구실을 ‘기업화’ 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학 ‘지주회사’를 잘 활용하면, 현 체제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모든 교수가 다 이렇게 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정년 심사과정을 통과한 교수 중, 자신의 연구 결과물을 직접 시장에서 테스트 해 보고자 하는 ‘진정성’을 지닌 교수들을 선별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내에 ‘교수/연구원 스타트업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2) 대학의 자체 자원으로 창업 인프라의 구축
대학 스스로 ‘정부 지원사업에 종속되는 길’을 포기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 결단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이 진정으로 의지를 갖고 이를 풀어가고자 한다면,
정부지원사업 예산 정도는 쉽사리 조달할 수 있다.
문제는 대학이 ‘대학 발 창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다른 대학이 ‘정부지원 사업 선정’되었다고 하니,
여기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 것’이 되고 있다.
대학에서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는데는 여러 경로가 있을 수 있다.
가장 먼저가 되는 경로가 바로 ‘동문 네트워크’이다.
그리고, 진정한 의지를 갖고 백방으로 뛰어 보시라.
대학만이 줄 수 있는 ‘가치’와 ‘인센티브’가 있다.
이를 잘 접목하면, 정부지원사업의 수배 또는 수십배도 조달할 수 있다.
그래야, 개별 대학 ‘고유의 창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기반이 만들어 진다.

3) 대학 내 ‘창업관련 학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학부생들의 취업대체 수단으로 창업을 촉진한다는 발상은, 특히 한국의 현재 경제 및 기업환경에서는 위험천만하기 그지 없는 ‘몰상식’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을 기준으로 보면,
첫째, 대학 전체를 기반으로 하는 모델
둘째, 비즈니스 스쿨이 주도하는 모델
셋째, 공과대학이나 특정 단과대학 내 전문화 하는 모델
등이 ‘창업관련 학제’를 대학 내 설치하는 방법의 주된 모델이다.
가급적이면, 이 학제를 ‘대학원’으로 설치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유의미 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MBA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스쿨’은 대부분 ‘대학원’이다.
그 이유는, 학부생들이 실제 창업을 하는데 제반 준비가 부족할 수 밖에 없어 학부생들은 ‘실제적 경험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전문 교육과정의 개발과 교육자 양성 등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대학원 체제가 더 합목적적이다.
또한 ‘교수/연구원/대학원생 창업’을 제대로 뒷 받침 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 비즈니스스쿨 내 하나의 discipline(영역)으로 Entrepreneurship이 독자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과대학에 같은 흐름으로 전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4) 대학의 발전전략과 연계한 고유의 ‘개방형 창업 생태계’ 조성
우리나라의 현실은 ‘대학 내 기반’만을 기초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개방형 플랫폼’을 ‘대학 고유의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대학의 리더십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또한 지속가능한 열정과 지원체계를 갖추지 않고는 요원한 이야기이다.
이의 가장 대표적 참고 사례가 바로 미국의 ‘코넬대학교’와 ‘카네기멜른대학교’ 그리고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이다.
한국에서 ‘뱁슨 칼리지’ 모델을 살피고 있으나, 우리의 현실에는 부적합하다.
개인적으로 낙관적 기대를 한다.
‘코넬대학교’는 앞으로 1~20년 뒤 미국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급부상 할 것이다. 이미 코넬대는 기술사업화 부문에서 미국 내 3위 수준의 위치이다. 그런데, 이 대학이 표방하는 방향성이 ‘The Entrepreneurial University’이다. 내년이면 드디어 뉴욕시 루즈벨트섬에 ‘Cornell Tech 캠퍼스’가 1단계 오픈이 된다. Ithaca 메인 캠퍼스 기반의 기초학문과 NYC-Cornell Tech 기반의 응용학문 및 실용화가 조화를 이루게 되면 그 시너지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코넬대학은 이를 위해 이미 총장(올해 사망, 현재 새롭게 선임 중), 비즈니스스쿨 학장, 공대학장 등을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갖고 있는 검증된 리더십팀을 구축하였다.
국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리적으로 다소 외진 느낌인 ‘카네기멜른대’와 호주의 ‘UNSW’가 글로벌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 해 나가는 것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의 담대함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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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돌고 돌아 다시 정리 해 보면,
1. 대학 리더십에서 ‘창업’을 대학의 발전전략과 연계 시켜야 한다.
2. 정부 의존성에서 스스로 탈피 해야 한다.
3. ‘긴 호흡’으로 ‘본질’에 충실한 실행을 해 나가야 한다.
로 요약 해 볼 수 있다.

그간 Entrepreneurship Ecosystem 을 ‘국가 수준(national level)’, ‘지역 수준(local level)’, ‘기업 수준(corporate level)’, 그리고 ‘학교 수준(school level)’에서 어떻게 진단하고 개발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연구하고 있다.

이 내용들이 우리나라의 창업생태계가 지속성장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사용되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대학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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