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브랜드 이야기

서울광장은 서울시 브랜드 탄생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흰색 애드벌룬을 띄우고, 또 빨간색 풍선들로 시청앞을 메우고 있다.

“I.SEOUL.U”

“I.SEOUL.U”는 엄밀히 말 하면, ‘브랜드’가 아니라, ‘브랜드 슬로건’ 또는 ‘애칭(닉 네임)’이라고 해야 맞는다. ‘너와 나의 서울(한글 표현)’에서 ‘주어적 표현’은 ‘서울’이고, ‘너와 나의’는 수식어적 표현이다. 따라서, “I.SEOUL.U”는 한글식 표현은 ‘브랜드 슬로건’에 가깝고, 영어(정확히는 알파벳 조합) 표현은 ‘애칭(닉네임)’에 더 가깝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브랜드 슬로건은 ‘고객가치명제(customer value proposition)’를 고객의 언어로 표현 해 주는 것이다. 즉, 고객의 관점에서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다. 왜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인 것이다. ‘참 좋은 은행 – IBK기업은행’, ‘Just Do It – NIKE’ 등이 바로 그 예이다. 여기서, ‘참 좋은 은행’이 브랜드 슬로건이고, ‘IBK기업은행’이 ‘브랜드’이다. ‘Just Do It’이 브랜드 슬로건이고, ‘NIKE’가 바로 ‘브랜드’이다.

서울시 브랜드라고 하는 ‘I.SEOUL.U’를 접했을 때, 혼돈스런 이유 첫번째가 바로, ‘브랜드’와 ‘브랜드 슬로건’의 위계적 구분을 하지 않은데서 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 부터, ‘브랜드 슬로건’을 만드는 것인지, ‘애칭’을 만드는 것인지를 명확히 했으면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빅 애플(Big Apple)’ 이것은 뉴욕시의 ‘애칭(닉네임)’이다. 그래서, ‘Big Apple’을 독자적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New York City’ 또는 ‘The City of New York’의 행정적 표현과 병행하기도 한다. ‘I Love New York’은 ‘브랜드’가 아니라, ‘브랜드 슬로건’이다. 마찬가지로, ‘Hi Seoul’ 역시 ‘브랜드 슬로건’이다. 이것을 대체 하는 개념이니, 정확히는 ‘브랜드 슬로건’을 교체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기업활동에서 브랜드의 경우, ‘Corporate Brand(기업 브랜드)’ 개념과 ‘Product Brand(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로 그 위계가 구분된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와 ‘브랜드 슬로건’을 일체화 시켜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최근 한국에서 그 트렌드가 만들어 지고 있다. 예를 들어, 풀무원에서 나오는 ‘면류 상품’들의 경우, 상품군 브랜드가 ‘자연은 맛있다’이다. 이런 경우 별도의 브랜드 슬로건이 필요 없는 것이다. 단지 애칭 또는 약어로 ‘자맛’이라는 표현도 하기도 한다.

도시나 국가의 경우, 그 고유한 행정상의 이름 즉,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정확히는 ‘브랜드 슬로건’ 또는 ‘애칭’을 개발하는 것이 맞다. ‘서울시’ 또는 ‘서울’ 이게 ‘브랜드’ 이다. 그래서, 1) 서울시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인지, 2) 서울시 브랜드 슬로건을 만드는 것인지, 3) 서울시의 애칭으로 쓸 수 있는 ‘닉 네임’을 만드는 것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접근한 것이 기본적으로 이번의 ‘I.SEOUL.U’라는 ‘혼돈스런 브랜드’가 되도록 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 핵심적 이유라 할 수 있다.

도시의 브랜드 슬로건은, ‘도시의 정체성’을 담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철학을 담는 것이다. 그리고 ‘애칭’은 ‘정체성’이나 그 ‘특징’을 쉽게 연상시킬 수 있도록 또는 친숙하게 하고자 하는 목적성을 담는 것이다.

서울시가 ‘제3세대 브랜드’라고 하는 ‘Be Berlin’, ‘I amsterdam’ 등은 브랜드가 아니라, ‘애칭’이다. 따라서, ‘I.SEOUL.U’도 엄밀하게는 ‘애칭’인 것이다. 앞어 언급한 것과 같이, 한국어 표현은 ‘브랜드 슬로건’이 되는 것이다.

서울시가 브랜드 위계체계의 혼선으로 이상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과는 달리, 미국의 뉴욕주와 뉴욕시는 매우 체계적 접근을 잘 하고 있다.

뉴욕주의 브랜드 슬로건은, ‘기회의 나라(State of Opportunity)’이다. 그리고 뉴욕주는 모든 행정활동에 있어 핵심성과 목표를 ‘경제적 이동성(economic mobility)’과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으로 삼았다. 이를 위한 제반 정책 추진 과제들의 이름을 ‘기회 어젠다(opportunity agendas)’로 명명하며 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런 브랜드 슬로건이 나오게 된 배경은, 우리와 같이 ‘브랜드 공모전’ 등을 한 것이 아니라, 주의 주민들과 면대면 인터뷰를 통해서 주민들이 주정부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파악한 후 내린 결론이다. 즉, 질문법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당신은 주 정부가 왜 존재한다고 생각 합니까?, 당신은 주 정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 합니까?”와 같은 ‘존재론적 질문(ontological questions)’을 한 것이다. 그 결과, 주민들은 주 정부가 ‘기회’를 만들고, ‘기회’를 성취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자와 지원자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을 파악하였다.

이 상세한 내용은 다음의 블로그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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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경우, ‘Made in NY’라는 브랜드 로고 지원사업을 펼친다. 앞서 소개 한 ‘Big Apple’이라는 애칭과 함께, ‘I Love New York’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들 역시 다음의 포스팅을 참고 하기 바란다.

서울시 브랜드 상품 대상-금상-은상을 수상 한 상품들을 보면….

휴~~우!!!

마침 현장에 서울시 ‘브랜드 담당 실무자’가 나와 있길래,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마치 ‘벽대고 이야기 하는 느낌’을 받았다. 시민들에게 ‘서울시 정체성이 무엇인지 물어 보았고, 전문가 자문을 받았고, 확장형이며….’ 나도 서울시민인데…왜 나에게는 사전에 묻지 않았는가! 적어도 한 도시의 브랜드 슬로건 또는 애칭을 만든다고 한다면, 사전에 후보작 복수를 가지고, 서울시민의 이동 동선이 교차하는 곳, 시각화가 잘 되는 곳등을 선정하여…시민들이 실제적으로 체험하고 최종 결정하도록 해도 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또 웹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후보군의 내용들을 시민들이 충분히 사전 검토 하고 결정해도 될 일이다.

그런데, 서울시 브랜드 개발 과정을 보면, ‘혼이 비 정상’인 ‘최OO’ 여인이 ‘문화융성’이라고 하면서 벌린 여느 일들, 특히 ‘Creative Korea(표절)’라는 국가 브랜드의 개발 과정과 다를 바 없는 흐름이다.

서울시 일정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아파트 단지에 있는 ‘잠신고등학교’에서도 학교 브랜드를 새롭게 한 모양이다. “Aim High! Yes, Jamsin!” – ‘세계를 향하여! 잠신에서 배우자! 도전하자! 꿈을 펼치자!’ 아마도 학생들의 결과물인 것으로 추청된다.

전문적 관점에서 보면, 여러가지 한계점들이 매우 많이 발견된다. ‘학교 브랜드’로 과연 쓸 수 있을까 하는 기초적 의구심도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한국의 입시 환경에 비추어 보면, ‘Aim High! Yes, Jamsin’은 ‘입시 대박, 그래 잠신!’ 이런 의미일 것이다.

“I.SEOUL.U”는 이런 해석의 시도 조차도 불가능하게 만드는 ‘브랜드’도 아닌 것이, ‘브랜드 슬로건’도 아닌 것이, ‘애칭’도 아닌 것이, ‘브랜드 로고’도 아닌 것이…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께 물어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시정 철학’은 무엇이며, 이 ‘브랜드도 아니고, 브랜드 슬로건도 아니고, 애칭도 아니고, 브랜드 로고’도 아닌 ‘이것’을 만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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