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창업

링크되어 있는 기사를 쓴 서울경제신문 박진용 기자는 제가 이전에 취재차원에서 서로 교류가 있던 관계였습니다. 박진용 기자의 취재담당 부처가 전에 산업부/중기청에서 교육부로 바뀌고 나서는 한동안 교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링크된 기사를 보고, 간만에 먼저 연락을 해서 “기사 잘 썼습니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박기자는 과거 산업부/중기청 출입기자 시절, 실패 경험이 있는 기업인들을 만나 현장 취재를 열심히 했었습니다.

제가 추정컨데 박기자께서 본 기사를 쓰게 된 배경에는 “실패 경험이 있는 기업인들의 형편과 처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있기 때문이라 판단 됩니다.

 

 

지금 “실패 기업인의 재도전 환경”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 입니다.

이분들과의 인터뷰 내용, 그리고 설문조사 내용을 읽어 보며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거 기업을 운영하시다 연쇄도산으로 어느날 갑자기 파산을 해야 했고, 결국 일찍 세상을 떠나시게 된 저의 아버지가 무척 그립게 느껴지는 새벽 입니다.

아버지 회사의 도산으로 저의 가족 모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미성년의 나이 부터 경제활동을 해야만 했었고, 생계를 위해 갖은 수고를 다해야 했었습니다.

제가 훗날 법정관리인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기업의 실패와 도산, 연대보증 그리고 재기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된 배경에는 저의 가정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대학에서 창업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또 교육을 행하고 있는 분들이 부디 “성공한 일부”와 “망하지 않은 일부”에만 촛점을 맞추지 말고, 대다수의 가시밭길을 걷거나, 낭떠러지 앞에 서 있는 “흔들리는 기업가”를 살피고 또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보시길 꼭 권면 드립니다.

지난 2014년 기업실패와 재기에 관한 연구를 해본 결과, 실패한 기업인이 재기에 이르는데 까지 소요되는 평균 기간이 5년여 정도 소요 되었습니다.

지금 수행하는 연구내용에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재기활동을 시작하기 전 까지, 즉 5년여의 공백기간은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참담함과 무기력함이 짖누르는 그런 시간들 입니다.

 

창업정책과 창업교육 영역에서 “공감력”은 어쩌면 “직무윤리”에 해당하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정책입안자들과 교육자들에게 창업은 성과지표에 해당하나, 창업자들에게는 자신의 인생과 미래의 삶을 건 “인생 일대의 도전” 입니다.

“가벼운 창업”을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총론적으로는 맞는 말씀 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에서 “창업 해보고 안되면 그만 또는 학습”이라 치부하며 창업활동에 나설 수 있는 대상은 극히 한정적인 숫자 입니다.

“기회형 창업”을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역시 “실패하더라도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있는” 일부 소수의 창업자들에게 한정된 이야기 입니다.

 

연간 신설법인 수가 10만개가 넘어섰고, 폐업법인 수도 6만개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연간 자영업을 시작하는 분들이 60만명이 넘고, 폐업하시는 분도 50만명이 넘습니다.

이를 단순 계산을 해보면, 법인의 경우 1년 후 생존율이 4-50%이고, 자영업의 경우 1-20% 수준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폐업이 도산이나 파산과 같이 매우 무겁게 행해지는 경우도 있고, 자진 폐업의 경우도 있습니다.

자진 폐업이라 하더라도, 각자의 자본금(주로 자기자금)과 기회비용은 고스란히 손실비용이 되고, 이에 더해 사업부채가 남아 있는 경우는 그 부담 정도가 훨씬 배가 되는 실정 입니다.

 

과연 이런 현실을 놓고, “창업 아니면 대안이 있는가!”, “창업교육만이 답이다!”라고, 창업정책을 입안하는 분들과 창업교육을 행하는 분들이 이야기 한다면, 이는 “직무윤리”와 “직업윤리”의 문제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창업을 해서 자기 자본금을 모두 소진하고, 또 사업부채까지 떠 안고 사업체를 정리해본 분들은 주변에 함부로 창업하라고 또 창업이 답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의 창업생태계는 창업자에게 유익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 창업자가 실패나 실수의 부담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구조 입니다.

창업지원정책의 확산으로 창업의 주변인(투자자, 교육자, 멘토/엑셀러레이, 이벤트업자, 미디어 등)에 유익이 가는 구조 입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

이 표현이 딱 들어 맞는 구조가 현재 대한민국 창업생태계의 현 주소 입니다.

꼬박 꼬박 월급 받고 또 안정적인 지위에 있는 분들이 대학생들 더러 “도전하라!”, “창업하라!”라고 합니다.

 

몇년 전 제 수업을 수강하던 학생 중 “학생 가장”으로 있는 한 학부생이 저를 찾아와, “인생 역전을 하고 싶습니다. 창업을 해서 가족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본인의 등록금과 여동생의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짜투리 시간까지 쪼개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합니다.”라고 자신의 어려움을 토해내었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마치 저의 10대와 20대 모습을 보던것 같았습니다.

이 학생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노력했고, 이 학생은 대학 졸업 후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모 대기업에 정규직으로 입사를 하여 자신도 결혼을 하고 또 여동생도 대학졸업을 시키고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재 창업 및 기업환경에서 대학 학부생들의 창업은 보편적 창업(universal-startup)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 창업(portfolio-startup)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합니다.

보편적 관점에서 우리의 대학 학부생들에게는 “창의적 문제해결 역량”, 그리고 “기업가적 혁신 방법론”을 키우고 함양할 수 있는 보다 실제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각 분야 별, “Mindset-Leadership set-communication set / Knowledge set-Skill set-Toolset”이 필요 합니다.

창업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대안적 방향을 제시해 본다면, 대학에서 학부생들을 상대로 한 창업정책과 창업교육은,

“Startup-Lab”을 만들고, 이를 기초로 전문적이고 윤리적인 교육자 또는 멘토와 매칭이 되어 “가상 창업” 또는 “마이크로 스타트업”을 해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법(PBL)”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이런 PBL 학습에 몰입하기 어려운 학생들에 대해서는 현제 진행되고 있는 “학점인정 학기제 현장실습”이 “Startup-Lab”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하면, 경제적 제약이 있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대신 이러한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환경에서 대학의 학부생 대상 창업교육은 “창업세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축적하는 선에서 제한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에서의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향후 직장생활 등을 하다가 어떤 계기가 마련 되었을 때 “준비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만들어 주는 기능에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자등록을 하도록 하겠다”, “법인(주식회사)을 설립하도록 하겠다” 라는 것을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지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법 입니다.

만약 그렇게 하겠다면, 대학에서 창업만이 아닌, 폐업까지도 온전히 책임관리를 행하면서 전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그 어떤 대학에서도 학부생을 대상으로 “창업부터 폐업까지” 그 생애주기를 책임관리 해주는 대학이 있다는 소식은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환경은, 주식회사 설립은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으로 “원스톱 지원”이 되지만, 폐업은 최소 총 7개(제조업 기준) 부처와 관련하여 정리해야 합니다.

대학의 관계자들이 “페업”과 “도산” 그리고 “회사정리 및 신용회복” 등에 대한 이해가 있을리 만무 합니다.

그 처지와 형편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분들이 창업교육을 행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대학 발 창업은 “돈 주고 창업하라고 하는 정책에서…돈 안줘도 창업할 수 있는 정책으로” 정책과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에 대한 대안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 바랍니다.

 

[스타트업 vs. 공무원], 여전히 “공무원”이 답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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