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판교 일대를 ‘판교창조경제밸리’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와 경기도의 계획이 발표 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는 약 90년의 역사를 기초로 진화와 변혁을 반복하며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그 근저에는 깊은 철학적 토대와 고유한 문화 그리고 이들의 조화를 통한 자연진화적 산물이 시장과 결합된 경우로, 전 세계적으로 유사 사례를 찾아 보기 어려운 고유의 전통과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그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를 다녀오며 벤치마킹 하고자 하지만, 잘 되지 않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바로 철학적 깊이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제한적인 상태에서 눈에 보이는 외견적 모습만 답습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실리콘 밸리에서 눈에 보이는 외견적 특성은 그리 뚜렷한 것이 없습니다.
철학적, 문화적, 지리적 특성 등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 했을 때 ‘판교창조경제밸리’의 역할모델을 실리콘밸리로 설정하면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판교가 롤모델로 삼아야 하는 곳은 실리콘밸리가 아닌 바로 ‘브루클린 테크 트라이앵글’ 입니다.


월스트리트 쪽에서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너면 바로 마주하게 되는 덤보지역에서 부터 시작하여, [덤보-브루클린 다운타운-브루클린 해군기지]로 이어지는 삼각벨트를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이 일대를 기술기반의 스타트업들이 커뮤니티를 이루는 세계의 대표적 ‘도심형 스타트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것이 바로 뉴욕시의 계획 입니다.
2012년 부터 본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현재 착착 진행 중 입니다.

지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우리의 판교와 거의 유사한 수준의 규모인데요, 2015년 이미 약 7조원 정도의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그 규모가 최소 약 13조원 이상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특징적인 것은, 잠재적 성장에 대한 자세인데요, 이를 ‘놓친 기회(lost opportunity)’로 표현하며, 잠재적 기회를 극대화 시켜 실현하겠다는 이 관점과 접근법이 공공행정 영역에서는 참으로 이채롭게 느껴집니다. 어쨋든 그 내재된 잠재력을 극대화 할 경우, 약 17~18조원 정도의 경제적 성과를 만들어질 것이라 예측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약 13조원 그리고 약 18조원은 이곳의 기업들이 일으키는 ‘매출액’의 합계가 아닌, 브루클린에 직접 귀속되는 경제적 성과를 의미 합니다. 즉, 이곳 종사자들의 임금, 소비, 각종 세금 등을 의미 하는 것 입니다. 한국에서 많은 경우 경제적 성과를 집계하면서 기업들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그 기준으로 하면 브루클린은 이미 상당한 수준 입니다. 몇몇 금융 대기업의 본사가 여기에 위치하고 있기때문입니다.

‘브루클린 테크 트라이앵글’ 프로젝트는 5가지의 전략적 과제를 가지고 추진되고 있습니다.
- 기술기반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의 확충
- 새로운 기술 생태계의 조성
- 테크 트라이앵글내의 이동 및 연결망 구축
- 역동적 문화 조성
- 테크 트라이앵글 내 상호작용 활성화

먼저 공간의 확충 문제는 다양한 접근법을 취합니다. 1) 뉴욕시 소유 공공 건물의 스타트업 전용공간으로 리모델링, 2) 기존 건물주가 스타트업 근무공간으로 리모델링 시 규제, 조세, 재정 지원, 3) 스타트업들이 조합형 또는 목적형 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뉴욕시에서 규제, 조세, 재정지원을하고, 이들 스타트업들이 본 지역을 벗어날 경우 해당 소유권을 뉴욕시에 반납하는 형태, 4) VC들이 조합형 또는 목적형 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뉴욕시에서 규제, 조세, 재정지원 등의 방법으로 특성을 살려 개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외국의 투자이민을 적극 유치하여 공간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기술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입니다.
이를 위해 기존의 폴리텍 대학을 뉴욕대학이 흡수합병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미국과 해외의 유수의 대학들의 브루클린캠퍼스 유치 활동을 전개하여 현재 판교 정도의 규모에 해당하는 지역인데 이미 기존 대학을 포함하여 12개의 대학 캠퍼스가 자리하고 있고, 추가로 더 유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정부 및 연방정부 관련 기술연구기관이나 인프라도 적극 유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점을 두는 것이 바로, 유치원 이전단계에서 부터 실시하는 [STEM+Entrepreneurship 교육] 입니다.
뉴욕시는 2000년대 중반 약 30% 수준이던 과학기술 관련 종사자의 인구구성을 60% 이상을 목표로 인구 구성에 변화를 주기 위한 노력을 10여년 전 부터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의 핵심 기초 정책으로 펼치는 것이 바로 교육혁신 입니다.

블럭 내 셔틀버스와 전기차 그리고 자전거 등을 통해 자기차량 없이 이동이 원활한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고유한 문화를 조성하는 부분인데요, 예술, 엔터테인먼트, 먹거리, 스포츠 등 이 단일 클러스터 내에서 질 높은 생활과 문화적 활동이 모두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미 덤보 지역은 예술과 먹거리로 맨해튼 보다 뛰어난 명성을 지니고 있고, ‘Brooklyn’이라는 지역명이 각종 상품의 브랜드로 자리잡을 만큼 고유한 문화적 특성을 만들었습니다.

클러스터 이론을 살펴 보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클러스터 자체의 시장기능’을 강조 하고 있습니다. 즉 관련 기업들간 상호 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고, 이것이 규모있는 시장기능을 할 수 있느냐에 관한 사항입니다.
지역 소재 기업들간 다양한 비즈니스가 일어 날 수 있도록 촉매와 매개 역할을 뉴욕시에서 직접 챙겨나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맨해튼은 섬이라는 특성이 있어 확장성이 제한적입니다.
이에 반해 브루클린은 추가적으로도 더 확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많습니다.
우리 한국에서 참고하고 주목해야 할 부분이, 일련의 이러한 계획이나 전략적 방향을 관주도형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주도형으로 해 나간다는 것 입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민간은 바로 ‘브루클린 상공회의소’ 입니다.
시정부에서는 전략적 촉매자 역할과 조정자 역할 그리고 제도적 지원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자원배분을 집중합니다. 개별 세부 프로젝트는 대부분 민간이 주도해서 진행이 됩니다. 바로 ‘작은 정부, 큰 행정’을 실현 하는 개념입니다.
이를 위해 민간은 고도의 전문성과 함께 높은 윤리성을 지녀 우리와 같이 여러 이권이나 특혜 문제의 시시비비 이슈를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바로 기업가들이 의식화(civilized) 되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 브루클린 테크 트라이앵글 프로젝트에 한인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경우를 찾아 보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브루클린 상공회의소에서 커뮤니니티 관리를 총괄하는 책임자 이야기를 들어 보니, 참여하는 풀도 작았고, 치열하고 전문적인 토론과 투명한 의사결정 방식등에 조금 어려워 하는 기색을 보이더라는 이야기를 살짝 전언 해 줍니다.
Come and See!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테크 스타트업 클러스터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직접 방문해서 둘러 보시길 권면 드립니다.
#브루클린 #판교창조경제밸리
*그림 등 각종 참조: http://brooklyntechtriang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