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꿀 수 있는 자격”
일백년 전까지 우리는 태어나는 ‘신분’에 따라 자신의 인생과 삶이 결정되는,
왕정시대에 살고 있었습니다.
전쟁을 거치며,
‘친일파 기득권’들이 있었지만,
상당부분 신분사회가 혁파되고,
많은 대중들이 ‘같은 출발 선’에서
‘잘 살아 보세’를 외치며 상당한 성장을 일구었습니다.
이를 통해 ‘개천에서 난 용’들이 제법 많아진 사회가 되었습니다.
즉,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가 실제적으로 작동이 되었던 것입니다.
전 후 60년.
즉 2세대가 바뀌고 나서 보니,
우리는 다시 왕정시대 그리고 봉건주의시대의 ‘신분사회’로 다시 회귀된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합니다.
최근 미국의 대학평가의 기준들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졸업 후 취업률, 졸업 후 연봉 등 졸업생의 ROI 관점에서 다루다,
교수진의 연구업적, 학자들의 평판 등 연구역량 중심에서 다루다…
최근 미국의 주요 대학평가 항목들 중 가장 앞자리에 그리고 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 입니다.
대학의 고유의 목적과 기능인 “교육”이 다시금 새로운 가치 기준으로 그 자리를 잡아가는 흐름 입니다.
“American Dream Still Works (어메리칸 드림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이 목소리를 열심히 내고 있는 한 사람과, 한 대학이 있습니다.
바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뉴욕시립대학교 버룩컬리지(Baruch College of the City University of New York)
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후, “Opportunity for All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뉴욕시립대학교 버룩컬리지는 최근 비즈니스 분야 중 Finance, Accounting, Entrepreneurship 분야 등은 미국 내 Top 10에 줄곧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투자를 하면 현재 Top 5에 완전히 안착된 Financial Engineering 영역같은 결과를 더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대학은 그렇게 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접근하는 방식이 좀 다릅니다.
목표를 “Tuition Free(등록금 없는) 학교를 지향하면서도, 경쟁력에 있어서는 Top 10″에 안착시키겠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 대학은 뉴욕 최초 ‘Free Academy’로 설립되어, 세계 각지에서 이민 온 ‘가난한 인재’들을 ‘뉴욕의 걸물’로 키워낸 역사를 지니고 있기에, 150여년 전 그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켐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도 미국 내 등록금이 가장 낮은 학교(학부 기준 연간 7천불 수준) 중 하나이지만, 가구당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의 학생들에게는 완전 무상 교육을 펼치는데 이를 더 확대하자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대학은 저의 모교이기도 하고, 현재 제가 여름과 겨울 방학에는 연구활동을 하기 위해 가 있는 대학입니다.
대학의 리더십팀 분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 집니다.
만날 때 마다 나누는 대화는,
“우리가 어떻게 뉴욕과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를 교육하고, 또 이를 통해 사회적 이동성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매우 집중합니다.
이에 최근 불고 있는 또 하나의 운동이,
은퇴하시는 교수님들이 기금을 출연하여, 세계 최고수준의 교수진을 영입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백만불을 출연하신 분도 여러분이 있습니다. 꽤나 많은 기금이 모이고 있습니다.
졸업한 동문들이 ‘The Hands of Opportunity(기회의 손)’ 켐페인을 펼칩니다. ‘졸업한 동문-재학생-불우청소년’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가능성의 기회’를 만들어 보자는 운동 입니다. 졸업한 동문은 재학생을 돕고, 재학생은 불우 청소년을 찾아 그들의 학업이나 진로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펼칩니다.
‘선한 공동체 활동’ 입니다.
우리의 대학이, 또 우리의 교육이
탐욕적 조류에만 물들어
‘한 사람을 꿈 꾸게 하고, 그 한 사람이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꿈 꾸는데도 자격이 필요한 사회”를 만드는데 더 앞장서서 역할을 하는
‘모순과 역설의 발걸음’을 열심히 내딛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대학들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그리고 언론사 수익에만 도움되는,
‘대학 평가’에 종속되지 말고,
우리의 청년들이 또 미래세대들이
세상을 품는 담대함을 가지고 또 키워나갈 수 있도록
큰 도량(universal)의 역할을 다 하는 모습을 다시 찾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