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미국의 대학들이 기존의 경영대학원 석사(MBA)과정을 앞다퉈 없애고 있다. 한때 대학에 돈과 명성을 한꺼번에 안겨주던 MBA과정의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아이오와대학교는 지난달 마지막으로 42명의 MBA 졸업생을 배출하고 160년 역사를 자랑하던 기존 전일제 MBA 프로그램을 없앴다. 또 지난달 일리노이주립대와 플로리다주 스텟슨대학도 캠퍼스에서 강의를 듣는 MBA 신입생을 더이상 선발하지 않고 온라인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년 전 부터 강조하던 사항입니다.
몇년 전 미국에서 Top 5 수준의 한 비즈니스스쿨 입학 담당 디렉로 부터 Full-Time MBA 과정 운영에 고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야기인 즉, 우수한 미국학생들이 Full-Time MBA 과정에 지원을 하지 않아 거의 국제학생 중심으로 Full-Time MBA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미국 동부지역에 있는 명문 주립대학 비즈니스스쿨 교수를 만나 대화를 나누어 보니 Full-Time MBA 과정은 국제학생 중심의 지원자이고, 이들의 질이 너무 낮아져 정원을 대폭 축소 할 것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그 대신,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Executive MBA 과정으로 비즈니스스쿨 운영의 중심을 옮겨야 하는데… 캠퍼스 위치가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이 비즈니스스쿨은 Executive MBA 과정의 운영을 위해 결국은 대도시의 CBD 지역에 빌딩을 하나 매입하여 재직자 중심의 야간 및 주말 MBA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MBA 과정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아이비 대학인 Dartmouth College 그리고 예일 대학교 등 대도심과 일정한 거리가 있는 비즈니스스쿨들의 고민이 바로 이런 점 입니다.
코넬대학교 비즈니스스쿨이 뉴욕시 맨해튼 바로 옆으로 그 중심을 옮기려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 입니다.전통적으로 미국은 ‘Liberal Arts College – Professional Graduate School’로 이어지며 전문가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지니고 있고, Medical, Law, & Business School 이 3대 Professional School에 해당 합니다.
그런데, 이 3대 프로페셔널 스쿨 중 유일하게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을 하고 있는 곳이 “비즈니스스쿨” 입니다.
메디컬 스쿨의 교수진들은 직접 수술을 합니다.
로스쿨 교수들 중 상당수는 현장에서 활동했던 법률가들 입니다.
비즈니스스쿨의 교수들 중 기업경영의 실제를 “C-Level”에서 수행해본 경험을 지닌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 기업경영의 기능적 영역(마케팅-재무-인사-회계-생산운영 등)들을 모두 아울러야 하는 “경영전략”, “리더십”, 그리고 “기업가정신” 영역은 현장에서의 실제적인 경험과 이론적 학습 및 연구가 병행되지 않으면 “뜬구름 잡기”가 될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이 MBA 과정(풀 타임)의 학생 전원이 첫 학기 동안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한 것에 대해 한국의 경영대학들도 이를 분명히 참고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Entrepreneur-in-Residence 프로그램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개발하여 교육과정과 결합되도록 한 부분도 참고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영학 교육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산업 현장의 변화를 따라가기 버거운 모습이고, 생산하고 교육하는 지식은 현장과 괴리감이 큽니다.
앞으로 한국 대학의 경영학 학사과정 그리고 MBA 과정 모두 상당한 변혁의 흐름과 마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작성자: 이영달 원장
날짜: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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