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스쿨은 대학교육의 미래형 모델이 될 수 있을까? – 1

#1.

아이가 외고에 다니고 있고, 직업적 진로를 저널리스트나 미디어 분야로 준비하고 있어 국내 대학과 함께 해외 대학 진학도 살펴 보는 중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미네르바 스쿨”은 대학교육의 혁신 모델로 잘 소개 되어 있습니다.
분명히 혁신적이고 또한 매력적인 교육과정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 아이를 이 교육과정에 보낼까 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해석과 판단이 듭니다.

우선 우리 아이들의 입장에서 학사과정 대학교육이 갖는 본질적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관심 분야의 학문을 탐구하기 위한 기초 학업 과정인가?
2. 직업을 얻기 위한 기술적 준비 과정인가?
3. 건강한 세계관과 실제의 세계에 대한 경험을 얻기 위한 과정인가?
4. 좋은 인적 관계와 커뮤니티를 얻기 위한 과정인가? 
만약 위 사항 모두가 해당된다면, 이들간 우선순위는 어떠한가?

최근의 설문조사를 통해 위 내용을 살펴 보면, 대부분의 학생 및 학부모가 대학진학의 이유로 “2.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라고 응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항은 미미한 수준의 응답을 보였습니다.

제 아이를 위한 관점에서 “학사과정 교육”은 위 4가지가 모두 균형있게 중요하다 라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제 아이를 위해 내린 결론은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 모델이 “학사과정 교육”으로는 가장 적합하고, 한국 또는 미국의 기존 대학에서 학사과정 교육을 이수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는 판단 입니다. 다만 해당 대학의 교과과정이 “리버럴 아츠 칼리지”이거나 특히 한국 대학의 경우, 이를 지향하는 대학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2.

“미네르바 스쿨”의 제반 교육과정 및 글로벌 몰입 경험 프로그램은 미국의 고비용 사립대학을 대체하는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 됩니다.
우선 학비면에서 미국 유수의 사립대학 대비 절반 이하의 수준이라, 이점은 분명 매력적 입니다.
그러나, 플립러닝, 글로벌 몰입교육, 인턴십 기반의 현장형 교육 등이 이미 미국과 한국 유수의 대학 학사과정에서도 모두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제 “미네르바 스쿨”이 기존 대학들과 차별화 되는 부분은 “비용의 효과성(가성비)”과 “글로벌 몰입교육”의 구체적 차별성이 중점 사항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 유수의 대학에는 장학 프로그램들이 있어 교육 수월성이 담보가 되는 대학들과 비교 시 “가성비” 역시 더 뛰어나다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글로벌 몰입교육의 경우도, 아시아권 학생이 중심을 이루는 구조에서 아시아와 유럽 중심의 체류 일정은 다소 제한적인 글로벌 경험이라 판단 됩니다.

제 딸아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교육과정이지만, “미네르바 스쿨”이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는 매우 유의미하고 가치가 있습니다.

1. 대학교육은 철저히 “학생 중심”이 되어야 한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경우 대부분 “교수 중심” 구조를 지니고 있고, 학생은 그저 거쳐 지나가는 존재로 인식되어 있는게 현실 이다. 이 관점과 중심의 변혁이 일어나지 않으면, 한국의 상당한 숫자의 대학은 학생과 사회로 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2. “실제의 세계”를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따라서 글로벌 몰입교육이나 현장 문제 해결형 교육은 학사과정 교육에서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심도 깊은 기초 학문 분야 학습과 함께 융복합 학습이 가능하도록 교과과정 및 교수진 운용의 틀에 근본적 변혁이 필요하다.
3. 전문지식 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플립러닝”,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의 방법론들이 보다 저변에 확대 되어 일반화 되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3.

미국에서도 현재 상당히 많은 숫자의 사립대학들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미국이건 한국이건 교육 수월성이 상위 5~10% 내의 대학들은 오히려 현재 보다 앞으로 그 지위가 더욱 공고해 질 것입니다.
문제는 뚜렷하게 특성화 되지 않은 지역의 일반적 대학들인데, 이러한 대학들은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 진학 해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습니다.

한국의 일반적 종합대학들 중 그 수월성 정도가 상위 10% 범주 내에 들지 못한다면, 해당 대학들은 철저히 특성화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이제는 “미네르바 스쿨” 같은 “기업형 대학”들이 그 자리를 빠르게 잠식 해나갈 것입니다.

현재 제가 기획하고 있는 “학사과정 교육”은 뉴욕을 기반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금융, 디지털, 미디어 분야의 “기업가형 전문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골자로 1차 단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년 6개월 또는 3년만에 학사과정을 모두 마칠 수 있고, 뉴욕 현지에서 인턴십과 엔턴십(entrepreneurial-internship) 모두가 진행되는 개념 입니다.

물론 글로벌 몰입교육도 진행되겠지만, 주된 교육과 활동은 뉴욕에서 진행 됩니다.
뉴욕이 갖는 고유의 정체성, “if you can make it here, you can make it anywhere!”라는 표현 처럼, 뉴욕에서의 전문적 학습과 경험은 이들이 세계 어디에서건 자신의 직업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줄 것입니다.

한국과 같이 고유한 입시 시스템으로 잠재력을 발산하지 못하는 비영어권 국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계의 심장, 산업 트렌드의 주도자 역할을 하는 뉴욕에서 이들의 가능성이 열리고 또한 현실화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또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