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기업의 시가총액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인재 중용법이 눈에 띈다.
공통점은, 인도 태생의 이민자 미국인, 소위 말하는 흙수저 또는 평범한 가정의 배경, 즉 미국의 주류 사회 기준으로 보면 전형적인 비주류 배경을 지닌 인사를 CEO로 선임을 하였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성공적 경영자 승계를 이어가고 있고, 언제든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 사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Satya Nadella(새트야 나델라)]
2014년 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를 맡고 있는 새트야 나델라. 1967년 8월생으로 아직 만 50세가 되지 않았다.
그의 부친은 인도행정서비스의 공무원(a civil servant of the Indian Administrative Service) 이었다. ‘civil servant’를 공무원으로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표현 그대로 보자면 고위 공무원은 아닌 셈이다.
공립 학교 시스템을 거쳐, 현재는 망갈로르 대학으로 편입 된 매니팔 공대(the Manipal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1998년 졸업을 하였다.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라 위스콘신 밀워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1990), 이후 시카고 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1992년 말단 직위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그로 부터 22년 뒤 40대 중후반 나이에 창업자인 빌 게이츠, 창업멤버와 다름 없는 스티브 발머를 이어 마이크로 소프트의 3대 CEO에 선임 되었다.
그가 CEO에 오르고 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한층 더 혁신적 모습의 비즈니스 구조로 탈바꿈 하였다. 특히 회사의 존재의 이유 즉, 사명을 보다 분명히 정비하면서 전략도 이전 보다는 더욱 정교해진 모습이다.
그의 이러한 새로운 사명의 정비와 전략의 정교화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를 계속 끌어 올려, 현재 역사적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가를 보이고 있다.
[Sundar Pichai(순다르 피차이)]
1972년생이다. 순다르 피차이 역시 인도에서 태어나 대학과정(IIT,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Kharagpur)까지 인도에서 지냈다.
그의 부친은 GE의 첸나이 공장에서 엔지니어와 관리자 활동을 한 배경을 지니고 있었다. 평범한 가정으로 방 2개의 아파트에서 성장을 하였다.
대학을 졸업 한 이후 스탠포드 대학에서 재료공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마치고, 와튼스쿨(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MBA를 마친 후 맥킨지에서 미국의 커리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 구글에 입사한 이래 승진과 승진을 거듭하고, 2015년 구글의 CEO에 올랐다.
흥미로웠던 것은,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가 그에게 CEO직을 제안하였고, 그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인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새트야 나델라가 CEO가 된 형국이다. 만약 그가 MS의 CEO직을 받아 들였다면, 거꾸로 MS에 재직중이던 새트야 나델라가 구글의 CEO가 되었을지…그런 역상상을 해본다.
창업자들이 여전히 젊고 또 활력있게 활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비 미국 출신에, 탁월한 가정 배경을 지니고 있지도 않은 40대의 젊은 리더십을 세웠을까?
기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구글과 마이크로소프의 경우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이미 GE가 40대인 잭 웰치 회장을 CEO로 선임을 하였었고, 현 제프리 이멜트 회장도 40대에 GE의 수장에 올라 2000년 이래 17년째 재임을 하고 있다. 펩시의 경우도 인도 출신의 여성 CEO인 인드라 누이를 2006년에 CEO로 선임을 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GE나 펩시의 경우가 창업자가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 가운데 이루어진 인재의 중용법이라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는 이들과는 분명히 다른 상황인 관계로 이들 기업의 인재 중용법에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다.
[누가 조직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를 이끌 수 있을 것인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주류 배경을 지닌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CEO로 선임한 배경은, “누가 조직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를 이끌 수 있을 것인가?”라는 핵심질문 하나를 놓고 집요한 탐색을 한 결과, 이들이 이 질문에 부합하는 인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기업들이 계열사 사장 직위나 그룹의 핵심 인사를 선임할 때,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마지막 판단의 기준은 ‘충성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조직에 대한 충성심 보다는 ‘대주주 소유일가’를 대상으로 한 충성심일 것이다.
결국 이는 여전히 우리의 재벌 대기업들의 경우, 기업활동을 ‘패밀리 비즈니스’로 바라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과 같다. 그간 우리의 정부 역시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발탁의 첫번째 기준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였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는 많은 이슈들이 함축되어 있다.
기업활동의 이해관계는 상당한 복잡성을 지니고 있다. 내부 임직원, 주주, 거래관계, 자본시장, 지역사회, 국가사회, 인류사회 등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정도의 기업들이 관계하고 있는 관계망을 보면 개별 국가 수준의 내용을 넘어서는 이해관계 수준이다.
이러한 이해관계 가운데, 균형적 자세와 함께 혁신을 지속적으로 행하며, 가치의 창출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 결국 CEO의 역할은 이해관계에서의 균형자적 역할과, 팀과 조직의 리더로의 역할, 가치와 성과를 공유하는 배분자의 역할 모두를 원만히 잘 수행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 한다.
이들 기업에서 비주류 출신의 CEO를 선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들 조직 내부에는 보이지 않는 선의의 열망들이 자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배경과 관계 없이 객관적 실력과 역량 그리고 조직에의 순공헌에 따라 중용될 수 있다는 증표가 존재함으로 조직에 몰입하는 정도가 또한 높아지게 될 것이다.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 이들 기업의 창업자들은 ‘일거양득’이 되는 셈이다. 실질적인 현재의 성과와 함께 미래의 잠재성장도 동시에 확보하는 내용의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떤 위치와 역할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잘 찾아간 매우 지혜있는 역할 설정자들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21세기 리더십, 이젠 시대상황에 맞도록 변화해야…]
대통령의 탄핵과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이 단면들이 시사하는 바는, 대한민국의 정부와 기업 세계에서 이제는 리더십이 20세기의 패러다임에 여전히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21세기 시대상황에 맞는 리더십으로 대대적 변혁이 일어나야 함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21세기 시대상황의 키워드는, 1) 디지털, 2) 다원주의, 3) 글로벌화로 꼽을 수 있다.
디지털 시대는 수천년의 아나로그 시대를 이어 시작된지 불과 70여년 정도 되었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은 다차원적이며, 선형적이지 않다. 아나로그와 융합을 통해 새로운 그 무엇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낸다. 그래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것이 강조하는 의미는 21세기 리더십에는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변화 무쌍한 흐름 가운데 맥을 잡고 유연하게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전체주의적 사고는 21세기 시대상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을 넘어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는 더욱 평평해지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일시적으로는 제약되는 것 같지만, 기술의 혁명적 진화와 디지털의 가속화는 전 세계가 더욱 평평해지도록 하고 있고, 이 도도한 흐름은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더 이상 막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정부와 기업, 이제는 ‘인재의 용광로’를 만들어야 한다. 특정 배경과 연줄에 기대어 ‘충성심’으로 또 ‘배경’으로 사람을 발탁하고 쓰는 것이 아니라, ‘누가 우리의 조직을 더욱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이 핵심 질문에 집중하여 객관적 실력과 역량 그리고 조직에의 순공헌 정도에 따라 인재가 발탁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위기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