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강의하는 2017년도 1학기 ‘Entrepreneurship & New Venture Creation(MBA, 3학점, 전공)’에는 2명의 한국 학생을 포함하여 총 26명의 국제학생들이 수강을 하고 있다. 이들의 국적은 모든 대륙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이 학생들은 공학/사회학/예술/저널리즘 등 다양한 학부 전공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엔지니어, 교사, 경영컨설턴트, 기자, 공무원 등 다양한 사회 경험 또한 2~5년 정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배경적 특성 때문에 학부과정과 다르게 MBA 과정의 국제학생 학생들은 Entrepreneurship 관련 교과목에 참여하고 몰입하는 절대 수준도 상당히 높고, 또한 이 교과목을 이수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있다. 크게 3가지로 강조한다.
- 스타트업을 실제로 전개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경험의 축적(2명은 현재 스타트업 활동 중)
- 스타트업 관련 학습과 현장에 대한 이해를 통해 본인의 경력대안 고려 시 참고
- 기업가적 사고와 혁신 방법을 학습하고 경험함으로써 취업(주로 이직과 전직) 시 차별적 경쟁력 확보
이러한 MBA 학생들의 기대사항에 부응하는 교육을 하기 위한 교수법은 어떻게 해야할까?
[교육효과성 증진을 위한 3가지 전제 사항]
필자는 그간 Entrepreneurship의 교육 방법론에 관한 여러 연구와 시도들을 하면서, 학위과정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Entrepreneurship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는 다음의 3가지 사항이 교육과정 운영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정도가 매우 큼을 발견하였다.
첫째는, 교과목 개설 시, 1) 수강대상, 2) 교과목의 교육목표, 3) 교과목 운영 내용 등 강의계획서(syllabus)를 충실하고 세부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수강생과 교과목 간 정합성(fits)을 사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학기 시작과 동시에 수강생들의 1) Entrepreneurial Traits-Mindsets-Attitudes, 2) Entrepreneurial Talents-Capabilities, 3) Entrepreneurial Skills-Competences, 4) Entrepreneurial Knowledge-Networks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특별히 이를 원래 부터 지니고 있는 내재적 영역(nature-side)와 계발이 가능한 영역(nurture-side)로 구분하여 살펴 봄으로써 학생 개인과 수강생 전체에 대한 학생들의 분포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초 제시 된 교과목 운영계획(강의계획)을 학생들의 기대사항과 또 기초적 특성을 반영하여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필자가 2016년 ICSB World Conference, New York에서 발표한 연구논문
셋째는, 교수자의 운영역량과 헌신성이다. 학위과정에서 행하는 정규교과목의 경우 학생들의 구성이 다양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고려 되어야 한다. 상기 두번째 진단방법론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해 보면, 같은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개인별 차이 또는 편차가 상당히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첫번째와 같이 교과목 수강생들과 교과목간의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졸업요건, 학점 이수 요건, 강좌 개설 시간 등의 문제로 ‘이질적 학생구성’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교수자가 이러한 ‘이질적 학생’들이 유사한 수준의 ‘동기부여’, ‘기초 역량 함양’등의 과정을 거쳐, 기대목표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운영역량과 함께 헌신성이 필요하다.
[교수자의 역할론]
실제 교육과정을 운영할 때는 교수자의 ‘흐름과 분위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의 동기부여와 몰입도를 증진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그 첫째가 ‘학생들 상호간 이해’와 함께 ‘교과목에 대한 팀워크’를 증진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팀 단위 경쟁’을 ‘부드럽게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초기 몰입도를 증진시키는 방법으로는, 팀간 경쟁 시 학생들 스스로가 ‘평가자’가 되도록 구조화 하는 것도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학교의 정규교과목은 교수자가 일방적 평가자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부분적으로 평가자 역할을 하도록 구조화를 하게 되면, 학생들은 평가자와 피평가자 모두의 시각과 관점에 대한 경험을 통해 해당 몰입도가 더욱 증대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즉, 교수자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에 충실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미괄적 접근 vs. 두괄적 접근]
한 학기 동안 소기의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 교육과정의 전개 방식은 글쓰기에서와 같이 크게 ‘미괄적 접근법’과 ‘두괄적 접근법’이 있다. 교육목표를 성취하기 위하여 기초가 되는 내용들 부터 순차적으로 전개하여 마지막 단계에 교육목표에 자연스럽게 도달하도록 하는 방식이 ‘미괄적 접근법’이라고 한다면, 학기가 종료 될 시점에 얻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치를 사전에 가시적(viable)으로 살필 수 있도록 하고, 이 결과에 다다르도록 과정을 전개하는 것을 ‘두괄적 접근법’이라 할 수 있겠다. 비즈니스 실무 현장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Reverse Approach’와 같은 개념이다.
그간의 경험과 연구과정을 통해 학부과정의 학생들의 경우 ‘미괄적 접근법’을 기초 접근법으로 행하고, 부분적으로 ‘두괄적 접근법’을 혼용하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한다면, 사회 경험을 지니고 있고, 목적성이 상대적으로 더 명확한 MBA 과정의 학생들의 경우 ‘두괄적 접근법’을 근간으로 하며, 부분적으로 ‘미괄적 접근법’을 채택하는 것이 더 적합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학기 초에 ‘기업가적 마인드셋’, ‘기업가 리더십’과 같은 내용을 다루기 보다, ‘스타트업 사례 분석’을 빈도와 깊이면에서 모두 심층적으로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기업가적 마인드셋’, ‘기업가 리더십’과 같은 기초사항들을 자가학습 및 인식할 수 있도록 흐름을 유도하는 것이 더욱 적합한 교수법이라 할 수 있다.
[현장학습과 역할모델 찾기]
스타트업 사례분석을 통해 ‘스타트업과 비즈니스의 기초 메커니즘’을 이해 했다면, 다음 단계로는 ‘현장에 대한 이해’와 함께, ‘역할모델’을 찾도록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의 금번 학기 강좌에서는 ‘서울 글로벌 스타트업 센터’를 방문 할 예정이다. 본 현장 방문 수업 전 학생들은 ‘Global Startup Ecosystem Ranking’ 보고서를 사전에 읽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무엇인지, 또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이를 활용해야 할지 등에 대해 사전적으로 이해하도록 하며, 실제 현장 방문을 통해 자신의 사전 이해를 확인 또는 보충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현장 방문 수업은 ‘서울 글로벌 스타트업 센터’ 외에 추가적으로 2~3군데 더 진행 할 에정이다.
‘역할 모델’의 경우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스타트업’ 그리고 ‘기업가(entrepreneurs)’를 각각 구분하여 학생들 스스로가 찾을 수 있도록 가이드 해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학생들이 스타트업 현장과 기업가 탐방을 할 수 있도록 과제를 부여하고, 이때 ‘구조화된 인터뷰(structured interview)’를 할 수 있도록 사전 질문 및 면담 사항을 제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리고 이 역시 빈도를 최소 3~4회 수행하도록 하고, 각 회차별 ‘나의 스타트업 비즈니스’ 및 ‘기업가 리더십’에 미치는 시사점을 발표토록 함으로써 그 목적성에 부합하는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온라인 지식 허브의 활용과 실전형 교육]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제반 지식과 방법론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유의미한 효과성을 얻을 수 있다. ‘스티브 블랭크’, ‘카우프만 스타트업스쿨’, ‘스탠포드 이코너스톤’ 등은 스타트업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들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에 ‘지식적 사항’들의 경우 이를 통해 학습하도록 유도하고, 강의시간에는 실제 ‘결과물(outputs)’을 만들어 가는 ‘워크숍 형태의 방식’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모의 스타트업 투자 프로젝트’ 그리고 ‘모의 투자’는 학생들이 스타트업 세계에게 대한 균형적/실제적 이해를 갖게하는데 도움이 된다.
필자가 참여하는 또다른 민간 교육과정에서는 교육과정 가운데 ‘실제의 회사를 창업’하는 과정을 거친다. 자본금을 직접 출연하고, 사업활동에 필요한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또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가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전’으로 수행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최근 MBA 과정의 모든 신입생들이 첫 학기는 수업을 행하기 보다도, ‘마이크로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전 학생이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개편하였다.
영국의 경우, 고등학교때는 ‘가상 스타트업’을 하고, 대학에서는 ‘실전 스타트업’을 멘토와 함께 행할 수 있는 교육과정까지 만들어졌다.
영미국가들의 이러한 교육방법론은 지극히 ‘기업가적 방식’에 해당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들의 경우 정부의 정책 촉진 주도형이기 보다는 ‘생태계 주도형’ 흐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영달, University Spin-Off Ventures, 도미니카공화국 정부 및 대학 리더십 초청 프로그램 강의자료
[교육 주체의 노력]
이제 우리도 각 대학이 각자 고유의 특성을 살리고, 기초 환경에 기반하여 각자 최적의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교육기관 그리고 교수자 주도형 교육흐름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고, 이는 이미 여러군데서 시작된 흐름이다.
이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위 ‘예산사업’으로 ‘획일화 되거나, 규약화 된 흐름’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대학이나 교육기관 역시 ‘예산 사업’으로 Entrepreneurship 교육을 인식하기 보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삶의 기술(life skill)’의 하나로 Entrepreneurship 교육을 인식한다면, 보다 자원과 역량 그리고 전략적 방향성에 대한 무게감을 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식 할것이다. 학생들의 미래와 직결되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스탠포드대학 심리학 교수인 알버트 밴두라(Albert Bandura) 교수 그리고 데이빗 켈리 교수(IDEO 창업자) 같은 분들이 강조하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 그리고 [유도된 숙달 과정(the guided mastery process)]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창의적 자신감(creative confidence)’을 얻는 것 처럼, Entrepreneurship 교육이 ‘안내 된 숙달과정’으로 이루어진다면,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자기 효능감’과 함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기업가적 자신감(entrepreneurial confidence™)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