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혁신의 글로벌 삼각축 그리고 ‘창조적 혁신 vs. 생산적 혁신’

기업의 혁신활동을 구분해보자면, ‘창조적 혁신’과 ‘생산적 혁신’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이 두가지 개념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창조적 혁신(creative innovation)’은 “Something New”로 설명할 수 있겠다. 즉,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소개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생산적 혁신(productive innovation)’은 “Something Better”의 개념이다. 즉, 무엇인가 더 낫게 하는 것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개념이다.

‘창조적 혁신’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 기술적으로, 사회적으로, 또 소비문화 등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내는 개념이다. 따라서 창조적 혁신은 ‘Needs-Wants-Desires’의 위계에서 본다면, ‘욕구나 열망(desires)’과 관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람이나 조직의 표면화 된 욕구나 열망(faced desires)을 충족시키거나, 내재되어 있던 욕구나 열망(hidden desires)을 이끌어 내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생산적 혁신’은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시장이나 소비의 영역에 ‘더 싸게’, ‘더 편리하게’, ‘더 빠르게’, ‘더 아름답게’, ‘더 미려하게’ 등의 과정을 통해 고객이나 시장의 ‘필요(needs)-요구 또는 기대(wants)’를 충족시키는 개념이다. 생산적 혁신은 창조적 혁신에 비해 경쟁관계에 기반한 ‘상대적 관계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와 ‘세분화’의 수준에 따라 결론지어 진다.

‘창조적 혁신’과 ‘생산적 혁신’의 결과에 대한 평가는 결국 ‘매출’이라는 측정값으로 시장을 통해 결정된다. 기업 스스로가 아무리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는 혁신적 입니다!’라고 이야기 해본 들, 시장과 소비자 및 구매자들이 스스로 소비 또는 구매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이는 ‘성공한 혁신’이 아닌 것이다.

“포춘 글로벌 500″은 전 세계 기업들의 매출액 순위 상위 500개 기업을 의미한다.

아래 그림은 “2017 포춘 글로벌 500″의 국가별 분포를 전 세계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다. ‘미국-유럽-동북아3국’ 이상의 삼각축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3개의 블럭은 유사한 수준의 경제규모를 지니고 있다. 세계 경제 규모의 약 8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단 한개의 기업도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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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포함 된 아시아 및 중동지역까지 넓게 확장을 해보니, 동남아 국가 및 인도와 중동 지역에도 소수이지만 글로벌 500 기업에 속한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 동북아 3국으로 좁혀보니,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의 제반 글로벌 500 기업들의 분포를 보다 상세하게 볼 수 있다. 한가지 특징적인 것은, ‘북경-서울-동경’이 일직선상의 경로로 자리하고 있으며, 중국의 두번째 글로벌 500기업 밀집지인 상하이까지 고려 시 서울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중심인 센터에 자리하는 구조이다. 지정학적으로 무엇인가 잘 연결하면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충분히 가질만 하다.

미국으로 시선을 옮겨오니, 동북아 3국과는 달리 지리적으로 다양하게 분포 된 흐름을 발견하게 된다. 월마트로 인해 중부지역의 큰 파이를 제외하고는 동부와 서부 그리고 중동부 지역으로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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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경우, ‘영국-네덜란드-스위스’로 이어지는 큰 축을 발견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파리지역에 집중화된 모습이 보이는데 반해 독일의 경우 전국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분포 된 ‘글로벌 500’ 기업들의 현황을 통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겠다.

  1. 매출액 순위 글로벌 500기업들은, ‘미국-유럽-동북아3국’의 삼각 축을 기초로 분포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국가들은 전 세계 경제의 약 80% 가까운 수준을 점유하고 있다.
  2. 미국은 ‘서부-중부-동부’가 균형있게 글로벌 500기업들을 배출하고 있다.
  3. 유럽은 ‘영국-네덜란드-스위스’를 축으로 글로벌 500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4.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500’ 기업들은 ‘창조적 혁신’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이 주된 구성을 하고 있다.
  5. 동북아 3국은 글로벌 삼각축 중 미국 및 유럽과 달리, ‘생산적 혁신’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이 주된 구성을 하고 있다.

위와 같은 기업혁신의 글로벌 삼각축에 앞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창조적 혁신’의 양대 축이었던 유럽의 자리를 중국 기업들이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의 그림은 MIT에서 발표하는 혁신적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상위 50대 기업들의 지리적 분포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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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에 집중화된 흐름이며, 유럽은 미국에 비해 그 수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이에 반해 중국은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이 명단에 단 한개의 기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명실공히 전 세계 혁신의 허브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특히 ‘창조적 혁신’에는 미국 외 전 세계의 그것을 합친 것 보다 더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할수 있다. 이의 대항마로 부상하는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기존의 ‘생산적 혁신’에 최근 텐센트 등을 중심으로 한 ‘창조적 혁신’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생산적 혁신’의 흐름은, 영국의 산업혁명을 기초로 시작되어, 미국-일본-중국으로 그 중심축이 옮겨 가고 있다. 영국과 미국은 ‘생산적 혁신’의 주도권을 일본과 중국으로 넘겨 주었지만, ‘창조적 혁신’의 주도권을 공고히 함으로써 질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욱 효과적인 입지를 다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의 ‘생산적 혁신’은 이제 곧 인도로 그 중심축이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산적 혁신’의 주도권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갭 효과’를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980년대~2000년대로 이어지는 약 20여년이 한국 기업들이 생산적 혁신을 통해 입지를 다진 기간으로 볼 수 있겠다.

현대차는 한국 기업들의 혁신활동의 내용과 결과 그리고 미래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일본의 니케이 신문에서 분석한 현대자동차의 최근 10여년의 경영활동 흐름은, 1) 시장 점유율 면에서 폭스바겐과 함께 최근 10여년간 가장 고성장을 한 기업이 현대차 이다. 2) 2012년을 기점으로 매출은 소폭 성장하는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고, 이익은 감소하여 2016년의 이익은 2010년의 수준 보다 못한 상태가 되었다.

*자료 출처: http://asia.nikkei.com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형적인 ‘가성비’ 우위 기반의 점유율 확대를 보인 경우에 해당한다. 즉, ‘생산적 혁신’에 기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와 같이 상대적으로 기술적 집적도가 높은 영역이기에 한국 기업들이 지난 20여년간 누린 ‘생산적 혁신의 갭 효과’를 최근까지 연장할 수 있었던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자리를 이제는 중국의 완성차 제조업체들에 고스란히 내어주고 있다.

니케이 신문의 분석 자료에서 보다 주목되는 것은, 2003년 설립된 ‘테슬라’의 시가총액(약 61조원)이 196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약 32조원)의 두배 가까운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마켓캡

*자료 출처: http://asia.nikkei.com

‘테슬라’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창조적 혁신’의 대표적 사례에 해당한다. 매출액이나 조직적 규모 면에서 보면 현대차와 테슬라는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성장 잠재력에 해당하는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절대적으로 2배 수준이 되며, 이를 총자산 대비로 상대비교를 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즉, 현대차는 테슬라에 비해 ‘창조적 혁신 역량’이 최소 10배 이상 비교 열위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는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 국가이다. 또한 전기차 부문에서도 세계 최대 소비국가이다. 테슬라를 이어 중국의 BYD, 인도의 Mahindra는 대표적 전기차 전문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의 토요타 등의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다.

주도권을 잃었던 일본 기업들이 기존의 생산적 혁신에 더해 창조적 혁신을 가미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의 기업들이 생산적 혁신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아울러 창조적 혁신 기업들의 배출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의 기업들이 앞으로 3-5년 ‘창조적 혁신’을 위한 투자와 역량 계발에 ‘올인’ 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더 이상 존재감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이 복잡하고 어려울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정부는 기업활동 관련 법제환경을 영미국가 수준으로 재정비하고, 기업의 경영진들 특히 소유경영자 집단들 스스로가 ‘창조적 혁신가’로 스스로의 역할 정체성을 재정비 하는 것이 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사항을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는 경우와, 간과하고 지나칠 경우의 결과는 우리 모두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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