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本質)’과 ‘시류(時流)’를 구분할 수 있는 지혜

요즘 ‘4차산업혁명’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회자되는 내용을 접하면서 마음에 불편함이 자리 잡는다. 그리고 이 주제를 놓고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의 모습에서도 불편함이 느껴진다.

‘본말전도(本末顚倒)’라는 표현과 같이, ‘시류’가 ‘본질’을 뒤 덮어 버린 형국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대중적으로 파생된 배경은 2011년 독일의 The Hannover Fair’에서 ‘Industry 4.0’을 주제로 한 내용들이 발표되면서 부터이다. 그리고 세계경제포럼(WEF)등에서 확산 시키며 전 세계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기실 ‘Industry 4.0’은 이미 수십년 전 부터 제조공정에 컴퓨팅 기술을 응용하여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에서 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이 컴퓨팅 기술의 발전과 주변 환경의 변화와 접점을 찾으면서 그 응용폭이 대폭 넓어지게 된 것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또 세계적으로는 5차, 6차 산업혁명을 이야기 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면서 ‘지식경제(the knowledge economy)’를 뜬금없이 들고 나왔다. 그래서 ‘지식경제부’가 생겨났다. 그리고는 ‘녹색경제’를 하겠다고 주창했다.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는 1900년대 즉, 20세기를 지나며 ‘지식경제’와 이별을 고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즉, 이명박 정부는 10년 전 패러다임을 채택한 것이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면서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를 주창하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국적으로 들어섰다.
창조경제 역시 ‘창조산업’에서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는 2001년 본격화 되기 시작한 담론이다. 그러나, 이 내용도 이미 1980년대 부터 시작된 새로운 산업의 등장 조류에서 부터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즉, 박근혜 정부도 10년 전 패러다임을 채택한 것이다.

왜 우리나라는 ‘시류(트렌드)’를 쫓는 것에서도 두세걸음 뒤로 쳐지고, 이에 더 나아가 ‘올드 패션’을 가지고 이것이 ‘본질’인 듯 ‘본말전도’가 행해지는 모습이 너무나도 흔하게 자리하는 것일까?

우리에겐 ‘존재론적(ontological) 질문법’이 너무 익숙하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한마디로 ‘철학적 사고’가 부족한 것이다. ‘존재론적 질문법’은 바로 “start with WHY”의 개념이다.
‘나는 왜 사는가?’, ‘나는 왜 태어났는가?’,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등과 같은 질문법이다.

우리는 ‘현상적(contextual) 질문법’에는 너무나 익숙하다.
’10년 뒤 뜰 직업은 무엇인가?’, ’10년 뒤 사라질 직업은 무엇인가?’ 등과 같은 질문법이다.

‘본질’과 ‘시류’를 잘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론적 질문’과 ‘현상적 질문’을 교차적으로 사용하며 어떤 현상과 조류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통용되는 개념이다.
비즈니스에서는 ‘업(業)의 개념’을 잘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의 개념 = 업의 본질(불변) + 업의 특성(트렌드)’ 이다.

‘국가 경영’이건, ‘기업 경영’이건, 그리고 ‘자기 경영’이건 불변하는 ‘본질적 요소’가 있고, 시대나 상황 등의 환경적 요소를 감안한 ‘시류적 요소’가 있다.
이를 잘 구분하여 ‘본질’에 충실한 것에 절대적 우선순위를 두고, ‘시류’에 따른 특성들을 때에 따라 잘 살려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이것을 구분 짓는 ‘분별력’을 갖지 못한 국가나 기업이나 그리고 개인은, 결국 항상 ‘뒤 끝만 켜다가 끝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니, ‘인공지능’이니 아무리 강조해도, ‘인간 다움(후마니타스)’의 본질적 가치를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다.

‘지식 경제’니 ‘창조 경제’니 아무리 떠들어도, 국가 경제의 기본 기제는 국민들 누구나 ‘배 부르고 등 따숩게’ 해 주는 이 고유한 가치가 본질적 지향점임을 분명히 하고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 ‘4차산업혁명’ 열심히 이야기 하고, 또 시끌벅적 하게 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화될 기술혁명을 ‘주도-수용-활용’ 할 수 있는 그 기초와 기반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이 본질적 요소에 더 높은 우선순위와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고민하고 또 활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부각 될 제5차, 제6차 산업혁명이라는 담론에 제4차 산업혁명 이라는 표현은 금새 자리를 물려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내용은,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이 아니라,
“A Revolutionary Evolution of Technology (기술의 혁명적 진화)”
그리고 이를 ‘주도-수용-활용’할 수 있는 국가적 측면의 ‘유연한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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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본질(本質)’과 ‘시류(時流)’를 구분할 수 있는 지혜

  1. 그게 슬로건이라고 합니다. 합법적으로 예산도 쓰고 자기 위치도 공공히 하는 방편말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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